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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학교

명주 달팽이 키우기- 달팽이 껍질 깨진 뒤 근황

by aneynnev 2022. 9. 23.

Long story short,
명주 달팽이 껍질 깨진 후 해준 것:

달팽이 껍질 깨졌을 때 인터넷에서 수분이 부족해서 말라죽거나,
균이 번식해서 염증?으로 죽는다고 하길래

1. 스프레이를 충분히 뿌려서 습도 조절을 충분히 했다.
달팽이 껍질이 깨진 날이 비누로 싹싹 달팽이집을 닦았던 날이라서
균 번식을 막기위해 더 해줄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2. 계란껍질을 주방에서 받아와서 잘게 부순뒤 달팽이항 안에 골고루 뿌려줬다.
달팽이가 어디로 가든 계란껍질을 밟고 지나가거나, 먹을 수 있도록!

달팽이 껍질이 깨졌던 부위. 잘게 부순 계란 껍질을 넣어줬던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부숴진 부위에 얇게 껍질을 새로 만들어냈다.

기특한 달팽쓰..!


자잘한 일기 및 명주 달팽이 키우기 근황.

학교에서 명주 달팽이를 키운지 벌써 10일이 지났다.

뭘 모를 때는 달팽이항에 나뭇잎 및 나뭇가지들을 바닥에 깔고
달팽이 먹이 그릇에 먹이를 넣은 뒤 세마리 명주 달팽이를 넣었는데,

결국에는 몇가지 이유로 달팽이항 안의 나뭇잎 및 나뭇가지를 다 빼버렸다.

그 이유로는
-1. 달팽이들이 나뭇잎 아래로 숨어버리면 살았는지, 죽었는지 보이지도 않고,
-2. 1.의 이유로 아이들이 약간 달팽이 키우는 것에 대한 흥미도 잃어버리고 있고,
-3. 나뭇잎 구석부터 곰팡이가 생기는 것 같았기 때문.

그래서 아이들과 나뭇잎을 하나하나 들춰보면서 달팽이를 찾기로 했고,
찾은 달팽이는 원하는 아이들 손등에 하나 하나 얹어주었다.

세 마리 달팽이를 다 찾아낸 뒤
몇몇 아이들과 어항을 깨끗히 닦아내기 위해 화장실에 가 있던 순간.

한 아이가 달려오며 소리쳤다.
"선생님!!!! OO이가 달팽이 껍질 부쉈어요!!!"

달팽이 어항 청소한 날로부터 2일 후. 껍질 깨진 달팽이를 위해 계란 껍질을 잘게 부숴 달팽이항 안에 뿌려주었다. 먹이로 주었던 바나나와 잡초..!

내가 없는 새에 아이들 끼리 손등에서 손등으로 달팽이를 옮겨주다가
한 아이가 달팽이 껍질을 너무 세게 쥐어서 껍질이 깨졌던 것..

이 소식을 듣고 나는 가장 먼저 화가 났다.

달팽이를 왜 세게 잡아서 껍질을 부쉈으며,
소중하게 돌보고 있던 우리 반 달팽이는 그 아이때문에 이제 죽게될 거라는
원망의 감정이 생겨났다.

감정을 일단 추스른 뒤,
달팽이 어항을 급하게 닦고 돌아와서 본 달팽이는 껍질이 1/3가량 부숴져 있었고,
주위 아이들은 매우 침울해 하면서도 그 아이를 탓하는 분위기였다.

일단 아이에게 달팽이는 세게 쥐면 이번처럼 부숴질 수 있으니
부드럽게 다뤄야 한다 좋게 이야기 했지만,
내 안에 해결되지 못한 아이에 향한 화난 감정이 내 안에 생채기를 냈다.

그래서 집에 와서 남편과 곰곰히 그 상황을 되돌아보며 이야기를 하는데,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점점 아이의 입장도 헤아려 지기 시작했다.

아이는 고작 만 6살의 어린 아이이고,
그 전에는 아무도 이 아이에게 달팽이를 어떻게 잡아야 한다 알려주지 않았을 것이며,
나한테 꾸지람 듣기전에도 이미 다른 아이들에게 많은 핀잔과 냉대를 받았을 텐데
나까지 그렇게 차가운 마음을 품었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아이에게 이번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다음날,
아이를 불러서 달팽이 껍질을 부쉈을 때 아이의 마음이 어땠는지 물어봤고,
아이는 정말 슬펐다고 이야기 했다.

아이에게 달팽이 껍질은 단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단단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는 살살 잡으면 된다고,
이번에 배웠으니 다음부터는 더 살살 이뻐해 주자고 이야기하며 사건을 일단락 했다.

불쑥 불쑥 올라오는 나의 감정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히 부족한 나는 이런 자그만 일에도 넘어진다.

이제껏 자란 것보다 앞으로 성장할 부분이 훨씬 많은 나으 인생.

달팽이항 청소 전, 후. 훨씬 아무것도 없고, 깔끔해 졌지만 달팽이들이 먹이를 먹긴 하는걸까. 이파리에 붙어있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해 의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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