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째날.
우리 여름 휴가의 처음 계획은
당진에 사는 남편 친구를 만나서 친구 아버지께서 관리하고 계시는 사과 과수원을 잠깐 구경한 뒤,
친구의 단짝 친구 둘이 영업하고 있는 고기 집에서 저녁을 먹는 것이었다.
파워 내향인 나는 당진까지 가서 남편 친구를 만난다는 자체가 조금 불편했고,
사과 과수원도 별 다를것 있겠어라는 생각에 기대 하나도 없이 갔는데,
남편 친구가 살고있는 동네로 들어가자 마자
탁 트인 시야와 정감있는 마을 풍경에
불편한 마음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나는 계속 감탄만 내뱉었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보이는 사과밭.
사과 꽃 폈을 때 이 곳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사과 꽃 터널이 눈 앞에 아른아른 거리기도,
맡아본 적 없는 사과 꽃 향내가 코에 맴돌기도 했던
완전 프라이빗, 우리밖에 없었던 사과 과수원 나들이.
과수원 구경 후, 잠깐 들렀던 남편 친구의 집.
내가 이제껏 실제 거주중이신, ㅁ자 가옥에 가본적이 있던가.
집이 복도식이라 공간 활용이 아주 안좋아서 재건축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집 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백일홍으로 가득한 중정과
할아버지, 아버지의 세월이 느껴지는 집안 곳곳 풍경들은
깨끗하고 편리한 여느 신식 건물보다 아름다웠다.
친구의 아버지께서 우리 온다고 손수 챙겨주신
직접 키우신 옥수수와 참외는
이어지는 일주일동안의 든든한 아침이 되었다.
또, 여행하는동안 산과 바다에서
우리의 당을 책임졌던
물 하나도 섞지 않고 직접 키우신 사과로만 100% 착즙한
찐 사과즙.
과분한 대접에 감동을 억수로 받은 우리.
다음 사과 수확하실 때 불러주시면
손발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아버지께 인사 드리고 왔다.
실제로 10월 중 사과 재배하는 데 일꾼으로 투입될 예정.
초보 일꾼이지만 짐이 되지 않도록 진짜 열심히 일해야지!!
남편 친구의 단짝친구 둘이 개업했다는 고기집인 백장골.
남편은 이제껏 먹어본 삼겹살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흑돼지처럼 고기 본연의 맛이 느껴졌던 백장골 근고기!
앞으로 남편과 함께 당진에 오게 된다면
어느 곳보다 백장골은 꼭 빼먹지 않고 들리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후,
비가 엄청 올 것 같다는 일기 예보와,
가족들의 걱정을 가득 안고
안면도로 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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