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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2022 여름-5] 고창 청림 정금자 할매 집, 구시포 해수욕장

by aneynnev 2022. 11. 22.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어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의 포스팅을 보고 카카오맵에 저장을 해두었는지, 

언제부턴가 지도에 떡하니 표시되어 있던 청림 정금자 할매 집.

왼쪽 복분자, 오른쪽 된장 장어구이.

그래서 이번 여행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을 먹었건만

힘들게 선운산을 등산하고, 배고픈 배를 앉고 나오는길에 양옆으로 깔린 식당이 장어 구이집이어서

바로 옆에 지나가는 이 식당들이 아니라 꼭 여기까지 10분간 자동차를 운전해서 가야만 했을까 싶었던 식당이기도 하다.

 

하여간 10분간 달려 도착한 청림 정금자 할매 집.

주차장 앞에는 작은 천이 흐르고, 길을 건너 도착한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겨우겨우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너무 구석에 앉아서 눈에 띄지 않았는지 한참 기다려도 직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지를 않았다.

 

내 맘속 시계로는 오래 기다려도 서버가 오지 않길래

결국에 데스크로 나가서 된장/복분자 장어구이 주문을 했다.

그 이후 엄청나게 많은 장아찌가 반찬으로 먼저 세팅이 되었고,

곧 복분자 장어 구이를 갖다주셨다.

 

우리는 이 식당에 처음 와보는 사람들이고,

서빙해주신 소스랑 장아찌가 생소한 것들이 많아서

지나가던 분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여쭤봤는데 그 분이 너무 바쁘셨는지

대충 알아서 쌈 싸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셨다.

 

우리는 장어 먹고, 장아찌 반찬으로 먹는 식으로 먹기 시작했고,

복분자 장어구이를 거의 다 먹었을때 쯤 된장 장어구이를

정금자 할매 집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계신 아드님이 직접 갖다주셨다.

 

그런데 우리가 복분자 장어구이 먹고있는걸 보시더니

우리처럼 먹으면 그냥 저 밖에 다른 장어집에서 먹는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거라며

어떻게 먹어야 하는건지를 직접 알려주셨다.

 

쌈 채소에 잘 구어진 대파를 올리고, 장어를 올리고, 맘에 드는 장아찌를 올리고, 마늘을 올리고,

땅콩 가루를 찍어서 쌈을 잘 싸서 먹어야 된다고 하셨다.

 

그 전에도 맛있었지만, 이렇게 먹는 장어구이는 진짜 새로운 차원의 맛이었달까-

우리가 장어와 가장 잘 맞는 궁합이라고 느꼈던 장아찌는 뽕잎 장아찌였는데,

여러가지 이파리 장아찌들이랑 장어를 함께 쌈 싸먹으면서 새로운 맛을 느끼는 것도 재밌었다.

 

그리고- 진작에 이렇게 먹는거라고 설명해주셨다면

복분자 장어구이도 그냥 우리 맘대로 먹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아쉽기도 했다.

 

그렇게 약간의 아쉬운 마음과 만족한 마음 둘 다 안고 식사를 마친 뒤,

구시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구시포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땐

날은 약간 흐렸지만 바람은 따뜻했고,

멋있게 윈드서핑하는 분들이 진짜 많았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으며,

썰물 시간때라 물이 저만치 빠진 상태였다.

 

여기저기서 구조요원들이 물이 깊은 곳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불어대는

호루라기 소리가 파도 소리와 함께 BGM처럼 계속 들려왔다.

 

 

올해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튜브타고 강에서, 바다에서 물놀이를 해보는데,

남편은 어렸을때 나름 많이 놀았다고는 하지만

나와는 비교가 안되는 물놀이 쪼렙이었다.

 

나는 더 놀고 싶은데, 물놀이를 할때마다 몸은 젖었는데 바람이 부니 춥다고,

그만놀고 싶다고, 힘들다고 계속 나가겠다고 하는 것.

 

추워서 감기걸릴 것 같다는 남편을 붙잠을 수도 없고, 

남편이 자기는 나가지만, 나는 더 놀라고 하는 상황에서

혼자 노는 것은 또 재미가 없으니 별 수 있나.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나도 그냥 그만 나올 수 밖에.

 

그렇게 물에서 나와

집에서부터 챙겨간 호미로 조개도 캐보겠다 열심히 땅을 파는데 

조개도 초보는 알아보는지, 1개도 캐지 못했던..

 

아쉽지만 이렇게 고창 여행은 마무리 짓고, 

우리의 메인 휴가지인 변산반도로 향했다.